[로리더]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새로 도입하는 배차앱 ‘로드러너’가,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현금 약탈 통로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6일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서왕진 의원은 국회에서 ‘로드러너 강제도입 피해증언 간담회’를 개최해 ‘로드러너’ 도입에 따른 문제점과 플랫폼기업 구성원, 라이더, 소상공인의 피해 사례를 청취했다.
한창민 의원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현재 한국시장에 최적화된 배민커넥트라는 배차앱을 대체할 자사의 ‘로드러너’를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고, 내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문제는 ‘로드러너’가 점주와 라이더, 플랫폼기업 구성원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김준형 의장은 시범운영지역 점주의 매출이 20% 가까이 감소한 사례를 들면서, 거리 제한과 배달지연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고객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낮은 지도 품질과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 시스템으로 현장 라이더들이 배차 지연과 업무 효율성 저하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특히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서 정해진 운행스케쥴에 따를 것을 강요하는 강제스케쥴제는 라이더들의 휴식권과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의 우려 목소리도 컸다.
화학섬유식품노조 우아한형제들지회 박장혁 지회장은, 점주와 라이더들이 반대하는 불필요한 툴 교체 작업으로 업무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측이 인력 충원은 하지 않고 과도한 조직개편을 시행해 구성원의 노동조건과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창민 의원은 “DH가 여러 당사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로드러너’를 밀어붙이는 이유로는 막대한 로열티 수입이 거론된다”며 “‘로드러너’가 전면 시행될 경우 DH 한해 거둬 갈 수수료는 과거 ‘요기요’ 사례를 고려할 때 약 천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창민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듯이, DH는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후 2023년 4,127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가고, 2024년에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방식으로 5,372억원을 받아 갔다.
참여연대 이주한 변호사는 DH측이 과도한 배당금과 자사주 매각으로 국부 유출 논란이 일자 배차앱의 수수료를 거둬가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운 것이 아닌가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DH가 소유한 ‘요기요’에서는 로드러너를 도입해 막대한 로열티 부담을 초래했고, 현재 ‘요기요’는 기업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다.
이날 피해증언대회에는 한창민 의원의 요청에 따라 임경환 공정거래위원회 서비스업감시과 과장이 참석해 현장 증언을 듣고, 공정위가 다루고 조사할 문제들에 대해 설명했다.
임경환 과장은 과도한 로열티 문제는 부당지원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라이더 조건이 열악해지는 상황은 시장지배력 남용 측면에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한창민 의원은 갑질과 독점, 불공정에 이어 막대한 국부 유출과 플랫폼 기술력 저하를 야기하는 로드러너 도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글로벌 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한 공정위의 적극적인 감시, 플랫폼-점주-노동자의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창민 의원은 다가올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이슈화하고 동료의원들과 함께 제도적 방지를 위한 입법 노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로리더 김길환 기자 press@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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