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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와혁신, 배민 로드러너 도입? ‘고용 불안·업무 불편’ 우려

생성일
2025/10/14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자사 배달 중개 앱 대신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의 앱 로드러너를 시범 운영 중인 가운데 배달노동자와 자영업자, 우아한형제들 IT노동자들이 로드러너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우아한형제들지회(지회장 박장혁, 우아한형제들지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지부장 구교현),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연합, 신장식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이 14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배달의민족 로드러너 강제 도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로드러너는 2019년 12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독일의 배달 플랫폼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 중인 배달 중개 앱이다. 로드러너는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커넥트와 달리 배달노동자가 택한 업무 시간에만 배달 요청을 중개한다. 또 배달 수락률과 업무 수행률이 높은 배달노동자에게 업무 시간을 먼저 선택하거나 더 많은 프로모션(일정 조건 충족 시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는 판촉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4월 경기도 오산시와 화성시의 배달노동자를 대상으로 로드러너를 시범 도입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로드러너 시범 도입 후 배달노동자와 자영업자, 우아한형제들의 IT노동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로드러너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우아한형제들이 현지화가 부족한 로드러너의 도입을 강행해 배달노동자들이 업무 중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박정훈 부위원장은 “로드러너가 도입된 뒤 현장에선 배달 주소 오류, 보기 불편한 지도 제공, 불투명한 요금 정산 등 문제가 발생했다”며 “배달노동자들이 업무를 수행하며 각종 오류를 마주했다. 배달노동자들이 배달 업무를 수행하며 앱의 어느 부분을 정비해야 하는지 함께 확인하는 노동자가 됐다”고 말했다.
김준형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연합 의장은 로드러너 도입 후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매출 감소 우려가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김준형 의장은 “우아한형제들이 이미 완성된 시스템을 버리고, 문제가 많은 로드러너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전엔 고객과 4km 떨어진 가게까지 소비자에게 노출됐지만, 로드러너 도입 후엔 노출 거리가 1km 이내로 제한됐다. 고객 유입이 줄어 매출 감소가 우려되며, 광고비 지출 대비 광고 효과가 낮아졌다”고 전했다.
배민커넥트 개발을 맡은 우아한형제들 IT노동자의 고용 불안 문제도 제기됐다. 박장혁 우아한형제들지회 지회장은 “우아한형제들의 직원들은 수년간 쌓아온 시스템을 버리고 미완성된 해외 솔루션 로드러너를 강제로 도입하란 압박을 받고 있다”며 “로드러너 도입 준비로 인한 과중한 업무, 배민커넥트 운영 중단 우려로 인한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서비스 품질 개선이나 배달노동자·자영업자 지원, 고용 안정을 위해 쓰여야 할 영업이익이 딜리버리히어로에 로드러너 사용 수수료를 명목으로 지급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우아한형제들지회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요기요의 운영사 위대한상상은 딜리버리히어로 인수 이후인 2020년 7월 로드러너를 도입했다. 우아한형제들지회는 위대한상상이 2022년엔 1,709억 원, 2023년엔 1,187억 원을 딜리버리히어로에 지급했으며, 이 중 로드러너 수수료를 명목으로 2년간 522억 원을 지급했다고 추정한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위원장 겸 네이버지회 지회장 로드러너 전면 도입 시 우아한형제들도 요기요와 같은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윤 위원장은 “로드러너 도입은 우아한형제들의 기술적 독립성과 주권을 잃게 하고, 해외로 로열티 송금만 늘리는 구조”라며 “로드러너를 도입했던 요기요의 사례처럼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단 점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지회는 사측과 로드러너 도입 중지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단 입장이다. 이라 우아한형제들지회 사무장은 “회사와 로드러너 도입 중지를 위한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2일엔 우아한형제들이 로드러너를 시범 운영 지역에 제주도를 추가하겠단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며 “다음 주부터 로드러너 도입 중지를 위해 회사와 다시 소통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로드러너 도입으로 배달노동자·자영업자·우아한형제들 IT노동자가 피해를 입었단 주장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로드러너 앱 도입과 관련해 라이더와 라이더 노동조합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며 “이후에도 이해관계자, 현장과 소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로드러너 도입 관련 질의가 있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는 로드러너 도입으로 배달노동자와 자영업자가 피해를 봤단 한창민 의원의 질의에 대해 “현재는 로드러너 시범 운영 중”이라며 “최대한 피드백을 수용해 우아한형제들의 개발자들과 함께 문제점을 검토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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