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3년 새 최대 세 배↑…자영업자 “생존 위협 수준” 호소‘로드러너 강제 도입’ 논란 확산…공정위, 계열사 부당지원 여부 조사 착수배달 플랫폼 규제론 재점화…국회 “수수료 상한제·공정거래 강화” 주문
국회 국정감사에서 배달의민족 김범석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하며, 배달앱 수수료 체계와 시장독점, 불공정 거래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특히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플랫폼 업계의 상생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5~15% 수준이었던 음식점 배달 수수료가 올해는 25~35%까지 상승했다”며 “불과 3년 만에 세 배나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부산의 한 분식집의 경우 수수료가 23%에서 27.4%로, 경기도의 한 중국집은 4.4%에서 29.8%로 폭등했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 정부가 자율규제를 내세웠지만,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가 갑질로 일상화됐다”며 “자사우대, 끼워팔기 등이 시작됐고, 외식업체 영업이익률이 9%까지 폭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배달앱 수수료는 단순히 비용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정부와 국회, 공정거래위원회가 해결하지 않으면 이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받고 있는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 <출처=국회방송 라이브 화면 캡처>
이날 국감에서는 배민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의 자체 배차 앱 ‘로드러너 강제 도입’ 의혹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기존 ‘배민커넥트’를 폐지하고 DH의 글로벌 배차 앱 ‘로드러너’를 시범 도입하면서 불만이 폭증했다”며 “로드러너 사용 시 DH에 약 1000억원 규모의 로열티 지급이 추정돼, 계열사 간 부당 지원 여부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로드러너 시범 도입 지역에서는 여러 문제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의 시범 지역 모니터링 결과, ‘거리 제한’ 문제로 인해 일부 음식점이 주문 화면에 표시되지 않아 평균 매출이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기준 우아한형제들 지분 구조. <출처=로드러너 강제도입 피해증언 간담회 자료>
한 의원은 “DH가 배민을 인수한 후에도 국내에는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2년간 1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본사로 송금됐다”며 “2023년에는 4127억원의 배당, 2024년에는 5327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이 이루어지는 등 해외 자본유출과 약탈적 행위로 의심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8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8%가 배달앱을 이용하고, 그중 45%는 매출의 75% 이상을, 29%는 50% 이상을 플랫폼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배달앱 수수료와 광고비 정책이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많았다”며 “배달앱으로부터 차별적 대우를 받은 경험 61%, 부당한 요구나 강요를 받는 경험도 66%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95.7%가 “정부의 규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한 점에 주목하며. ‘수수료·광고비 인상률 제한 가이드라인 제정’(57.0%)을 시급한 대응 과제로 꼽았다.
이날 공정위는 수수료·광고료 인상 가이드라인 마련 현황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전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배달앱 시장이 자영업자, 라이더, 배달앱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혁신의 플랫폼이 되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범석 배달의민족 대표는 부임 후 처음으로 국감에 출석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의 비난에 “로드러너 도입과 관련한 여러 문제점과 파트너들의 불편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는 시범운영 단계로, 최대한 모든 문제점을 검토하고 개선할 부분들은 신속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최혜대우 요구와 관련해서도 “정책상으로 최혜대우를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면밀히 살펴본 후 적절한 시점에 공유하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